전주를 듣다보면 삐용삐용 정신없는 안테나가 생각나, 제가 가진 호기심 세포들같았어요. 무한대인 호기심으로 이곳저곳 찾아다녔던 외부의 자극. 하지만 그만큼 빨리 지치기도 하죠. 어떤 계기가 있어서일까 아니면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감흥이 줄고, 모든 것에 무뎌지고 있습니다.
반짝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다니, 호기심 자체보다, 호기심이 가득한 내 모습에 더 취했던 걸 수도 있겠어요.
이 참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금 제 옆에 있어주는 것들에 감사해보려합니다. #궁금해세포는 분명 언젠가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 테니까요.
💊 HONNE - IDGAF ABOUT PAIN
가을 하면 춘천, 또 춘천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도착한지 10분 만에 넘어졌지 뭔가요. 가벼운 찰과상은 아니라 주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부끄러움과 통증을 넘어선 건 자책감. 스스로 생각해도 정신머리가 도대체 어디 갔지? 싶은 요즘이었거든요. 정신 차리라고 생긴 일인가? 그러기엔 드레싱 부위가 한두 곳이 아니지만..
정신을 찾지 못한 채 숙소로 들어가자마자 틀었던 LP에 담겨있던 "IDGAF ABOUT PAIN"
휘파람 소리가 셀프 채찍질을 멈추게 만들었어요. LP의 앞, 뒤면을 다 들어도 어디 하나 튀는 곡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처럼 들리더라고요. 그러니 앨범을 통으로 들으시길 추천해봅니다.
⌛ Ryuichi Sakamoto - A life
넘어져 봐야 일어날 줄도 안다는 말이 있죠.
(괜히 괘씸하네요.)
정말 부끄럽지만 이곳에서만 알려드리면,, 오늘 또 넘어졌고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0.01초 만에 일어났답니다. 어처구니가 없어 왜 이러는거지하고 생각해보니 두 번다, 서둘렀던 상황이었어요. 뭐가 그리 급하다고..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곡의 처방이 필요해요.
가을 날씨와도 잘 어울리는 이 곡은, 잡생각들이 밑으로 가라앉고 맑고 순수한 것들이 위로 뜨는 느낌이랄까요. 마치 막걸리처럼 말이죠.
옆구리, 무릎이고 뭐고 온몸이 다 시리지만 이미 생겨버린 멍, 상처, 통증, 흉터들을 잘 어루고 달래 연해지게 만드는 데 집중해야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