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간의 출장을 마치고, 조천에서 성산으로 왔어요. 아무 계획이 없으니 우선 눈앞에 있는 성산일출봉을 가야겠다,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갔어요. 자의로 등산을 하다니! (등산이라기엔 애매하지만) 성산일출봉까지 올라가는데 땀을 줄줄 흘리며 가쁘게 정상에 오르니, 불어오는 찬 바닷바람에 힘듦이 휙- 사라졌어요. 이번 밤사이에는 제주를 함께 한 음악을 담았어요.
👣 조현, 주보라 - 개화(Blossom)
성산일출봉에서 내려와 버스를 탔는데, '빛의 벙커' 표지판이 눈에 딱 들어오는 거 있죠? 그 길로 다음 목적지는 빛의 벙커로 정해졌어요. (무계획 여행의 좋은 점! 정해진 게 없으니 뭐든 할 수 있다!) 샤갈 작품의 미디어 아트를 기대했는데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하는지도 몰랐던 이왈종 작품의 미디어 아트가 엄청 역동적이고 재밌었어요! 제주의 자연에 있는 골프장, 나뭇가지가 길이 되는 장면,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서귀포에 간다면 왈종미술관도 가보고 싶어졌어요.
이왈종 화백 작품의 미디어 아트를 상영하기 시작할 때, <개화>가 나왔어요. 인트로로 찰떡이라, 이 음악으로 밤사이를 시작하고 싶었어요! 조현의 핸드팬과 주보라의 가야금으로 채워진 이 곡은 가볍고 가뿐하게 분위기를 달구는데요. 핸드팬과 가야금 소리는 낯설면서도 편안하게 와닿아요. 분위기를 가볍게 올릴 수 있는 가사 없는 음악을 찾는 구독자님이라면, 이 곡을 강력 추천합니다!
🛣 Johnny Stimson - whereverwego
제주도의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걸 보면 역시 출장은 출장이죠. 제주 행사를 준비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며칠 전부터 계속 일하는 꿈을 꾸는 거 있죠? 일하며 힘들어 하기도 헤매기도 했지만, 이번 행사는 제가 꽤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기도 했어요.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건 '할 수 있는 것부터 빠르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무사히 행사가 마무리되어 안심이고, 일하며 느낀 점이 많아서 다행입니다.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은데, 아직 저는 초보인가 봐요. 늘 힘을 주고 욕심내요. 그만큼 걱정도 앞서고요. <whereverwego>는 이런 제가 조금은 힘을 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서 제주도에서 자주 들었어요! 내가 가고 싶은 어디든, 내가 가는 어디든, 그곳이 내가 있을 곳이야! 난 어디든 갈 수 있지!
You and me
(너와 나) We can cruise anywhere we want to
(원하는 곳 어디든 달릴 수 있어) Doesn't matter if it's near or far
(가깝든 멀든 상관없어)
🌠 Panic! At The Disco - High Hopes
출장을 마치고 혼자 여행할 때, 제 생일이 있었어요! 초밥을 먹고 서핑 배우고 카페에서 케이크 먹고 로또도 사고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하루 마무리! 생일을 혼자 보낸 건 처음이었는데 행복했어요. (아무렴, 돈을 펑펑 썼거든요.) 이제 만으로 서른, 찐 서른 살이 되었답니다!
숙소에서 만난 언니는 제가 밤에 누워있으면, "지금 누워있으면 어떡해! 나가자!"하고 저를 데리고 나갔는데요. 덕분에 새벽 4시까지 술도 마셔보고 깜깜한 새벽하늘의 별도 보고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어요. 나이도 한 살 먹었겠다, 이번에 만난 언니처럼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언젠가부터 일이 제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둔 것 같아요. 이번 연말은 한 달에 1번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걸로!
왜 이 밴드를 해체된 이후에야 알게 된 건지 제일 아쉬운 Panic! At The Disco.<High Hopes>는 새해에 꼭 들어야 하는 곡으로 꼽는 사람도 있는데요. 희망과 패기가 넘치는 곡이라 그런 것 같아요. 3달 남은 2024년에 최소 3번은 새로운 경험을 해볼 거니까, 이 곡을 들으며 도전을 시작해 봐야죠! 구독자님도 이 곡을 새해가 아닌 지금부터 들으면서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