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차 침대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안경을 쓰고 노트북을 들고 탁자로 나왔어요. 컵에 미지근한 물을 따르고 종지에는 견과류를 담아두고 탁자에 앉았습니다. 밤사이 쓸 준비 완료! 연휴를 실컷 여유롭게 즐기다가 쓰기 시작한 밤사이 73호. 이번 밤사이에는 긴 휴식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갈 우리를 위한 음악을 담았어요.
님은 이번 추석 연휴 어떻게 보내셨나요? 어느새 긴 추석 연휴의 끝자락, 밤사이와 함께 연휴를 편안하게 마무리하고 천천히 일상에 복귀할 준비를 해봐요.
추석 연휴 중 하루는 가족과 보내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롭게 저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시간 감각이 무뎌지고 시간이 녹아버리는 느낌. 소중한 연휴를 헛되이 흘려보냈나 싶었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쉴수록 더 쉬고 싶지, 에너지 충전이 되는 건 아니었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걸 좋아하지만, 아무것도 안 한다고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은 아니라는 걸 깨닫죠.
그래도 이런 꿀맛 같은 게으름의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에요. <시간아 천천히>는 K팝스타 시즌4에서 가수 이진아가 선보인 자작곡인데요. 스르르 빠져드는 경쾌한 피아노 소리도 소곤소곤 말하는 듯한 음색도 ‘이상하게도 너와 있을 때면 시간이 도망가 버리네’, ‘너와 항상 있다간 할머니 되겠네’ 귀여운 가사도 어느것 하나 아쉬울 것 없이 매력적인 곡이에요. 며칠 동안 ‘벌써 일요일이야?’, ‘그래도 2일 남았다’하며 잠들었는데, 아이고 오늘로 추석 연휴가 끝이 나네요. 그래도 남은 시간만큼은 ‘시간아, 잠깐만 멈춰줄래?’
👊 윤미래 - Memories... (Smiling Tears)
연휴 전 계속되는 야근에 요가도 러닝도 못 하니 몸이 근질거렸어요. (운동 안 해서 답답한 느낌 처음이야!) 그래서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냉큼 달리고 왔어요. 저는 런데이 앱으로 '30분 달리기 도전' 코스를 뛰고 있어요. 이 코스는 30분간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을 목표로 일주일에 3번, 총 8주 달리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제일 최근에 한 프로그램은 '2분 30초 뛰고 1분 쉬기'를 4번 반복하는 것이었어요. 2분 30초, 생각보다 숨차고 힘들어요. ‘그냥 걸을까?’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오는데, 이 유혹을 뿌리치고 온전히 한 코스를 달리면 정말 상쾌해요!!
달릴 때는 빠른 템포의 음악보다 몇 년 전에 듣던 익숙한 음악을 찾게 돼요. 달리는 날마다 윤미래, 동방신기, 이하이 등 그날의 가수를 정해서 달리면서 그 가수의 곡을 듣는데요. 윤미래의 <Memories>는 특유의 2000년대 감성이 제법 바람 부는 가을 저녁과 어울려요. 특히 달리다 보면 몇 번이고 포기하지 않는다는 ‘절대로 포기 않지 and that’s my word’ 가사가 귀에 슥 들어오는데요. 꾹 버티며 끝까지 뛸 수 있게 도와주는 곡이에요.
👔 Andrea Datzman - Outside Intro
이제는 연휴와 헤어져야 할 시간. 정말로 이번 연휴가 이렇게 마무리되네요. 내일 당장 출근해서 할 일이 머릿속에 둥둥- 게다가 출장을 앞두고 있어서 이런저런 부담과 고민도 있는데요. 어떻게든 다 된다는 걸 알면서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부담감. 그리고 연휴가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안타까움이 가득하네요.
<Outside Intro>는 영화 인사이드아웃2의 OST인데요. 영화를 보셨다면, '아! 이 곡!' 하실 거예요. 1분도 채 안 되는 연주곡인데, 이 곡은 잔잔하고 따뜻하게 연휴를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줄 거예요. 눈을 감고 이 곡을 들으며 연휴를 평화롭게 마무리하거나,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이 곡을 듣고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내일 하루를 시작해 봐요. 님, 명절 후유증 따위는 없는 무탈한 내일을 보내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