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 창경궁에 2번 다녀왔어요. 단풍이 유명하다해서 기대했는데 가을의 색으로 물들기 직전, 낙엽이 되어 우수수 떨어져있더라고요. 아쉽기도 하고 벌써 겨울이 왔나 싶어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금요일부터는 더 추워진대요.) 새로운 루틴이 생겼는데요. 친구네 집들이에서 발견한 누빔 잠옷을 따라 구매해, 잘 버티고 있고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물을 끓여 마시고 있어요. 커피포트랑 이렇게나 친해진 모습이 여전히 신기하지만, 입이 데이지 않도록 천천히 마시는 행위 자체가 여유를 느끼게 해줘요. 냉수는 이제 안녕~
아, 그리고 자기 직전 휴대폰이 아니라 일기를 쓰고 있어요. 일기장은 있지만 매일 쓰는 편은 아니었는데 지난달에, 남은 장수를 세어보니 남은 일보다 많더라구요? 비싸게 샀는데.. 백지로 떠나보내긴 아쉬워 11월부터는 매일 쓰게 되었습니다..^^ 휴대폰 화면에 보이는 타인의 삶이 아니라, 일기장 속에 있다가 잠에 들기! 올해까지는 쭉 해보려구요.
이번 54호에서는 지난 한 주간 빠져서 허우적댄 신곡들을 가져왔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들이 연이어 앨범을 냈다는 사실도 행복해죽겠는데 정규앨범도 있어 일주일 내내 플레이리스트처럼 반복 재생했네요. 세 앨범 모두 한 곡만 뽑기 아쉬웠을 정도니 앨범 전체를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Crush - SHE
무려 19곡. 이번 크러쉬의 정규 앨범_wondergo의 곡 수를 보고 소속사와 가수에게 저절로 감사인사가 나왔어요. 짜투리 시간에 앨범전체를 반복재생으로 들으니 어떤 곡이 타이틀인지 구분이 안가더라구요.(알고보니 4곡이나 타이틀) 첫 곡부터 와 좋은데? 미쳤다..가 나오고 이를 반복하니 지나가있는 1시간. 앨범 전체가 유기적으로 이어져 58분 길이의 1곡같아 몇 곡만 추천해달라던 친구의 요청에도 답하기가 어려웠어요.
여전히 앨범 전체를 듣지만 콕 찝어 'SHE'를 고른 건
자기 직전 bgm삼아 일기를 쓸 때, 잠시 몰입에서 빠져나와 어머 이 노래 뭐지?하는 찰나가 여러 번 있었는데 전부 이 곡에 걸려 넘어졌거든요. 기타와 크러쉬의 목소리로만 채워져있어 어딘가 허전하게 느껴지는 여백에 한 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오지 못할걸요~?
💠 Red Velvet - Will I Ever See You Again?
33호에서도 밝혔듯이 전 학창시절부터 핑크블러드(SM의 팬)였는데요. 특히히 레드벨벳만의 레드/벨벳 컨셉을 정말 호!호!(好)하는 팬으로서 정~말 오랜만에 나오는 정규앨범 소식이후, 쏟아지진 않고 찔끔씩 나오는 컨텐츠들을 보고 들으며 기다렸어요.
수록곡 맛집이라는 그룹답게 이번에도 수록곡을 듣는 재미가 더 컸는데요. 역시나 짜투리 시간인 헬스장에서 처음으로 들었을 때 초반의 디리링-하는 몽환적인 멜로디와 별빛이 쏟아지는 듯한 후렴에 울컥까지 했답니다.. 오바 좀 해서 그 순간 레그컬기구 위가 아닌, 우주에 둥둥 떠있는 기분이 들었달까요- 헬스장과 레드벨벳.. 뜬금없지만 전 이제 이 곡을 들으면 운동하러 가야할 것 같아요.
💿 넬 - Moon Shower
초반부터 부시는 듯한 드럼 비트와 '시궁창'같은 직설적인 가사에 가수 이름을 다시 한번 봤어요. 알고 있었던 넬과는 다르게 강렬한 분위기여서 응?싶었지만 바로 호기심으로 바뀌어 귀를 이끌었거든요. '새롭게 태어나 이 푸른 달빛 아래, 더 크게 울려라 영원한 밤의 노래!'라고 외치는 가사도 마찬가지. 구르면서 들어도 락페스티발에 딱인 노래라 내적 헤드뱅잉도 가능해요.
추운 날씨에 두껍거나 여러 겹의 옷들을 껴입고 다니느라 움츠러드는 요즘,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걷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