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은 10월인데 따뜻한 음료라니..! 시키면서도 놀랐어요. 이십여 년간 얼죽아로 살아온 습관때문일까요. 어색하지만 찬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따뜻한 라떼의 경험이 마음에 남아 그 후로 물도 따뜻하게 마시려고 노력 중인 요즘을 보내고 있어요. 첫 모금에 혀 데일까봐 후루룩 마시지 못하는 대신 여유를 얻는 느낌! 참 좋아요.
10월 초, 가까운 에서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에 다녀왔답니다. 가깝고 라인업도 마음에 드는데 티켓값은 30.000원? 와 감사합니다-하며 입장했죠. 지난 펜타포트보다는 작은 규모였는데도 정말 마음에 드는 페스티벌이었어요. 작년에는 김포에서, 올해는 안산에서 열린 이 축제. 내년에는 어디서 열릴지! 어디든 간에 또 참석 예정이랍니다~! 이번 밤사이에서는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에서 직접 들은 노래들과, 요즘 자주 듣는 노래를 가져왔으니 즐겨주세요!
🎯 나상현씨밴드 - 푸르른
펜타포트에서 놓친 밴드라 이번만큼은 꼭 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다같이 길을 잃어 축구장 2층 문 틈으로 그들을 볼 뻔..하다가 가까스로 시작부터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나상현씨밴드는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OST로 알게 되었는데 다작밴드라 불릴 정도로 발매한 노래가 참 많아요. 나씨밴드만의 매력이 느껴지는 곡들은 자전거 타면서 들으면 좋은, 흥얼거리기 딱이라 특히 요즘, 가을에 참 잘 어울려요.
친구가 좀 늦게 와서 혼자였는데 조금 쑥스럽더라구요..? 뛰라길래 뛰고, 박수 치라길래 치고, 몸을 흔들고 리듬을 타는 몸짓이 이게 맞나.. 나 혼자 엇박인가? 어색하기도했지만 그마저도 좋더라구요.
불렀던 노래 중 '푸르른'은 듣자마자 베이스 미쳤다!가 육성으로 튀어나올 뻔했답니다.
베이스가 이끌면서 은은한 이 곡을 들으면 해가 저물고 딱 적당한 때, 본 나씨밴드의 장면이 떠올라요. 역시 페스티벌은 가을인건가..!
🏝️ 유라 - 수영해
새벽 수영은 여전히 적응이 어려워요. 알람 소리를 듣고 깨어나 1초 만에 결정되는 그날의 출석.
내가 무슨 수영짱이 된다고 이 고생을 할까..하는 생각은 물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어지럽혀요. 발가락부터 물에 담그면 찌릿하지만 곧 가슴까지 냉수마찰을 시켜줍니다. 그래도 잠은 쉽게 깨지 않아 하품나오지만 한 바퀴 돌고 오면 언제 추웠냐는 듯이 살아나는 모습이 웃겨요.
물먹은 듯한 먹먹한 유라의 목소리는 살랑살랑 헤엄치는 인어같아요. 현실은 코에 물들어가고, 숨쉬기 바쁜 인간이지만..
여전히 어제 됐던 동작이 오늘 안되고, 가벼웠던 몸이 추를 단듯 무거워지지만 모든 신체 부위가 딱 합이 맞아 앞으로 슝-나가는 그 찰나에 중독되어버려 더 더 좋아져요 수영이.
이제 곧 정말 겨울인데 제가 꾸준히 수영을 할 수 있을까요? 결과는 내년 밤사이에서,,,☆
🗨️ 이승환 - 물어본다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첫날의 헤드라이너 이승환의 '물어본다'는 최애곡이었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세트리스트에 들어갔다는 그 기쁨이란!
한때 정말 많이 들었지만 무대를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바로 압도되었어요.
올해가 데뷔 34주년이라는 그는 믿기지 않는 모습으로 무대를 부셨어요.. 기대를 하긴 했지만 이 날의 무대는 축제가 다 끝나고 다들 이승환 이야기만 하며 퇴장했던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겠네요. 이제는 음원이 심심해서 이 날의 직캠만 찾아듣는 지경까지,,!!
아무래도 오래 활동했다 보니 관객들의 연령대도 다양했어요. 야광봉을 하나씩 들고 박자에 맞춰 흔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어린 딸과 함께 리듬 타는 아버지, 터질 것 같은 악기 소리에도 새근새근 자는 딸을 업고 감상하는 아버지, 핸드폰에 이승환이라고 적어놓고 응원하는 어머님..!
친구랑 맘껏 뛰어놀고 싶어 빠진 뒤쪽에서 그 모습들을 보는데 그냥 행복했어요. 남녀노소 다 즐길 수 있는 무대가 이런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