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고 자란 지역은 이름에 산(山)이 들어가는데, 5월이 되니 이름처럼 초록색이 가득해요. 매년 그랬겠지만 언제 자랐는지 모를 무성한 풀과 나무들. 최근에는 여기가 밀림인가?싶은 풍경들도 보이네요. 어디선가 5월이 일 년 중 가장 나태한 달이라는 문장을 본 적이 있는데 주위의 자연들은 부지런히 자라나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 소개할 세 곡은 모두 5월에 알게 된 곡.
밤사이에 소개하고 싶어 열심히 들었더니 많은 순간들과 함께했더라고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 노래들에 잠시 기대어보시길 바래요.
🛸 5Rock室 - 후(後)[hu:]
앨범커버는 새로 나온 락밴드인가?싶었고, 노트북 키보드에 있는 한/영/한자 키를 다 써야 하는 범상치 않은 이름까지, 첫인상이 강렬했어요. 그 뒤로 바로 흘러나오는 전주에서 옛 노래임을 깨달았지만요.
5인조 락밴드인5Rock室. 여자 보컬의 음색이 익숙하면서 통통 튀는데 일과 이분의 일로 유명한 투투의 황혜영이었고, 또 다른 남자 보컬은 공정환. 알아보니 드라마 종이달에 출연한 배우였어요. 가수->모델->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
이게 무슨 조합인가 싶으면서도 호기심이 생겨 앨범을 다 들어봤어요. 아쉽게 1집뿐이지만 11곡이나 수록되어 있어 취향에 맞는 여러 곡의 노래를 저장했답니다! 그러니 전곡 재생해보시길 추천해봅니다.
외출 때보다 귀가 시 많이 찾아 들었어요. 흐물흐물하게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 길에 듣다 보면 묘하게 신나는 리듬의 후렴구가 없는 흥도 만들어줘요.
🗑️ Q the Trumpet - 기분세탁 (Feat. 윤석철트리오, 박기훈)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이제 마주하고, 반갑에 인사를 건네며 이젠 더 이상 불안한 감정들이 우리에게 무기력과 상처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기분세탁이라는 단어가 너무 귀여워서 듣게 되었고 전주부터 하트를 누를 수밖에 없었어요. 믿고 듣는 윤석철의 피아노와 박기훈의 색소폰에 함께 하는 트럼페터 Q the Trumpet의 연주는 아침의 기분을 정하기에 딱이랍니다. 물론 제목처럼 기분이 안좋을 때 들어도 좋구요.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요즘, 좁아진 건지 원래 좁은 건지 마음에 여유가 없이 하루를 보내다가도 자다가 새벽에 잠깐 깨서 꿀잠을 자기 좋은 자세를 찾았다며 혼자 껄껄 웃으며 잠드는 모습이 참 웃겨요. 정말 사소한 것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네요.
그러니 이 노래로 기분세탁이 가능하다면, 빡빡 빨아버리자구요-!
🍸 윤석철&세진 - 칵테일 파라다이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윤석철, 그리고 옥상달빛의 박세진. 자칭 주정뱅이들이 만든 [조찬 클럽] 1번 째 트랙이자 타이틀 곡. '그저 시작은 술친구였는데 정신 차려 보니 함께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코멘트처럼 술을 위한 노래입니다.
술 중에서도 칵테일을 부르고 있는 새콤달콤한 이 노래를 들으며 마시면 다음 날 숙취가 없을 것 같아요. 어찌보면 무서운 말일 수 있지만 이 둘의 목소리로 들으니 기분 좋게 술이 땡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