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주가 다가오네요. 이번 한 달간 변화가 있었나요? 아니면 그대로 지켜냈나요?
저는 머무르는 공간이 달라졌어요. 바로 방 이사! 동생과 서로 방을 바꿨거든요. 이런저런 이유도 있었지만, 수족냉증이 심해 건식 족욕기를 달고 살다보니 외풍을 막아주는 곳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드디어 이삿날.
버릴 건 뭐 그렇게 많던지, 버려도 옮길 건 뭐 그렇게 많은지..
물건이 별로 없던 동생과 달리 잡다한 물건들과 가구를 훨씬 작은 방으로 옮기려니 막막해 멍도 좀 때렸습니다. 짜장면도 먹고 옮기다보니 반나절이 지나고야 끝낼 수 있었어요. 이 참에 대청소도 하느라 몸은 쑤셨지만 정말 필요한 핵심물건들을 잘 골라낸 것 같아 마음은 가벼워요. 아직도 새로운 방이 어색해 동생 방으로 잘못 들어가곤 한답니다. 약간 여행 온 기분이에요. 이렇게 기분전환이 되다니! 새롭지만 이제 더 이상 바꾸지 않는 걸로~
머리를 싸매도 생각이 안나 소개할 3곡을 반복재생만 했어요. 다행히 듣기평가마냥 들리는 가사를 써보기도 했다가 제목이 탄생했답니다. 바로 3곡의 첫 가사를 합쳐버리기! 그래서 조금 어색함이 느껴지지만 뉴스레터적 허용으로 넘어가주세요 :) 이번에 소개할 세 곡은 제 플레이리스트에 새로 들어왔지만 반복재생을 하고있는 노래들입니다.
👃 테이 - 사랑은...향기를 남기고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유튜브 쇼츠. 하지만 1079만회의 영상을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을까요.
바로 테이가 버즈의 monologue를 부르는 영상덕분에 테이라는 가수를 기억 저편에서 꺼내게 되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듣게 된 그의 대표곡. 정말 길거리에서 전주가 흘러나왔던, 초등학교 시절도 흐릿하지만 떠올랐답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고 티니위니, 버디버디, 소리바다, 아이리버mp3와 같은 그 시절의 상징들도 함께...
지나간 이야기는 추억으로 남기고 현재의 이야기도 해보자면 최근에 이 곡을 많이 불러 라이브 영상들이 꽤 많이 있더라고요.
다양한 동선과 군무로 시선을 끄는 아이돌의 무대영상을 즐겨 보는 편인데, 무대 사용 반경이 좁은 발라드 가수의 영상은 정말 오랜만이더군요. 열광하는 댓글들의 표현을 빌려보자면
"뮤지컬을 통해 더 발전한 가창력과 표현력, 한 소절 한 소절에 느껴지는 정성"
댓글들의 설명에 공감하며 감상하다보니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20대 초반의 테이가 부른 음원과는 또 다른 깊이에 빠져 허우적대기 바빴죠. 그러니 꼭 라이브 영상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신곡이 나와도 언제나 대표곡인 이 노래를 요청받는 그를 보며 지겹지 않을까?라는 서투른 생각을 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이 세상에 본인 작품 하나를 남긴다는 게 얼마나 멋지고 대단하게 느껴지는지요. 이제 가장 좋아하는"언제쯤 자유로울까" 파트에 흠뻑 취하러 가야겠어요.
👋 적재 - 사라질까봐 (Feat. 이지영 of JSFA)
적재를 처음 알게 된 건 아이유의 추천이었어요. 그쯤 정규앨범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았었는데 2집 소식에 반가운 마음으로 가져온 노래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하며 시작되는 첫 파트, 그리고 합쳐지는 피아노 선율에 반해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기 어려웠어요. (다음 트랙의 제목이 Runaway라는 점, 재밌지 않나요?)
기타리스트답게 기타가 휘몰아치는 앨범 속에서 피아노가 이끌어가 더 귀에 띄었나봐요.
전 쉽게 반하는 타입이라 단기간에 몰입하는 정도가 커요. 하지만 오래가지 않죠. 아 나의 인내심은 여기까지인가-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하게 느껴져 자책하기도 합니다. 노래 제목처럼 사라지고 싶기도 하고요.
‘정규를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게 맞을까..?’ 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정규니까 할 수 있겠다!’ 로 변화해가는 과정은 앞으로 제가 삶을 살아나가는데 있어서도 큰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