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토크를 밥 먹듯이 하고 해야 하는 새로운 일터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이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생각보다 먼저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는 바로 집. 태어난 도시에서 몇 십년을 살다 보니 그곳을 벗어나는 건 선택지에 없었는데 막상 나가려니 어디로 갈지 막막하더라구요. 직장을 구할 때처럼, 집도 마찬가지로 중요 요건을 제외하고는 시선이 닿는 곳에 우선순위가 있더군요.
1. 주변에 하천이 있고 2. 수영장이 있는 동네.
살다 보면 또 달라지거나 추가되겠지만 저만의 기준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이 곡에서 말하는 꿈의 거처는 사실 꼭 장소일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사람이거나, 물건일 수도, 꿈꾸는 지향점일 수도 있겠죠. 첫 독립을 통해 새로운 거처를 찾았지만, 다음에는 어떤 거처를 필요로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 이광조 - 즐거운 인생
잠깐 생긴 틈을 타, 난생처음 아버지와 제천을 다녀왔어요. 사실 앞으로 언제 단둘이 갈 수 있을까?는 생각 때문에 제안한 여행이었어요. 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튕기시더니, 지금까지도 주변 사람들에게 사진을 자랑하시나봐. 이광조의 즐거운 인생은 1박2일이라, 숙소만 정하고 떠난 가벼운 여행길에서, 들은 노래입니다. 나름 여행 메이트를 고려해 골라봤는데 흥얼거리시는 걸 보니 마음에 드신 것 같아요.
언제나 즐거운 인생이라는 가사를 흥겹게 따라 부르다 보면, 사소한 것들도 다 즐겁게 느껴집니다. 차가 막혀도 시원한 에어컨을 더 쐴 수 있어서 좋고, 계획이 없으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것처럼요. 더 더워지기 전에, 보사노바풍의 즐거운 인생 한 잔 어떠세요?
🧞 샤이니 - 'Poet | Artist'
안정적인 흐름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만큼 두려움에 잡아먹힐 것 같지만 사실 안을 들여다보면 설레기도 해요. 그럴 수 있는 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는데요. 서울로 급하게 올라온 저를 위해, 본인의 공간을 내어준 사람들 덕에 아직까지는 마음 편히 즐기고 있답니다.
설렌다는 감정을 오래 붙잡고 있을 수는 없겠지만 아직 놓아주고 싶지 않아요.
이 곡도 역시나 샤이니답게 청량.설레임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박히죠. 바로 종현의 음성인데요. Poet | Artist는 멤버 종현이 생전에 작사, 작곡한 곡이라고 해요. 가이드 버전 그대로 남아있는 종현 파트에, 더해서 다른 멤버들이 녹음을 한거죠. 노랫말이 붙여지기 전이니, 허밍처럼 들리는 종현의 파트는 ♬로 표기되어 있는데요. 그대로 살린 것도 샤이니라는 팀과 멤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아쉽게도 음악방송 활동은 하지 않아, 콘서트에서 선보인첫 무대를 전해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