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사이 3호]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처럼

2021. 8. 18.

느슨하게 연결된 4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뉴스레터 <밤사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펭귄입니다. 2주간 잘 지내셨나요?

밤사이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 중순이네요. 정말 신기하게도 입추가 지나가자마자 더위가 많이 가셨어요. 밤이면 서늘하다 못해 조금 춥기도 하네요. 이게 바로 절기 매직….? 조상님들의 지혜를 몸소 체감하고 있어요.😂😂 여름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요즈음, 일교차가 크니 다들 몸 관리 잘하시고 감기 걸리지 않게 주의합시다!

To. 밤사이

여러분은 글쓰기를 좋아하시나요?

글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독립출판물에 관심이 있다면 ‘이슬아’작가에 대해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저는 친하게 지내는 후배를 통해 이슬아 작가를 알게 되었답니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던 중 작가가 쓴 기사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 보기

기사 제목부터 참 흥미롭지 않나요? 기사를 읽는 내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내용이 제 머리를 쿵. 하고 내리쳤어요. 다들 읽어볼 수 읽게 기사를 가져왔어요. 작가는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 노래 하나를 예시로 들며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노래가사에) 서로 충돌하는 듯한 문장들이 마구 섞여있다. (...) 사랑은 천국과 지옥을 예기치 못하게 넘나드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나를 살아가게도 하고 헷갈리게도 하며, 날 가지고 노는 동시에 내가 이겨나가도록 도와준다. 동시에 성립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는 사실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심지어 충돌하지도 않는다. 나는 그것이 사랑의 복합성이라고 느낀다.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처럼

🐧Adam Driver - Being Alive

이번에 추천할 노래는 다들 눈치채셨을 것 같지만.. 이슬아 작가가 기사에서 언급한, 접속사 없이 사랑을 노래하는 ‘ being alive ’입니다.

이 노래는 뮤지컬 company의 넘버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19년도에 개봉한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주인공이 이혼을 결심한 후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때문에 다시 회자되고 있어요. 뮤지컬 company 버전보다 결혼 이야기에서의 being alive가 ‘사랑의 복합성’이 더 잘 드러나있기에 결혼 이야기 속 being alive를 링크 걸어두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 버전도 들어보셨으면 좋겠네요! 밤사이분들은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처럼 직관적이면서도 사랑의 복합성이 드러난 다른 사랑 노래를 알고 계시나요? 혹은 추천해 주고 싶은 사랑 노래가 있나요? 꼭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좋아요. 여러분들이 골라주실 다양한 사랑의 노래를, 이야기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접속사를 줄여보러 가볼게요. 여러분이 이 편지를 읽을 때 얼마나 접속사가 줄어있을지.. 궁금해지네요.🤭

From. 펭귄 🐧

💌 익명의 편지 #1

이슬아 작가님… 저는 N잡러로 알게 되었는데

펭귄님 덕분에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 칼럼을 읽어봤네요.

사랑의 복합성이라…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가 복합적인 거 같아요.

사랑에 빠지면 사랑에 빠진 대로 기분이 좋고,

사랑에 빠져서 누군가 옆에 있다고 해서 외로운 감정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제가 아는 사랑 노래 중에 접속사 없는 노래를 찾아보았어요.

제가 최근에 좋아하게 된 인디밴드가 있어요.

‘마리슈’라는 밴드인데요.

마리슈 노래 중 ‘영어 없는 사랑 노래’를 추천해봅니다.

마리슈 (Marychou) - 영어 없는 사랑 노래 (A Serenade Without English)

'좋아해 보고 싶어

행복해 그리워해'

행복하지만 그리워한다는 가사가 머릿속에 맴돌아 추천하게 되었어요.

이번 기회로 제가 알고 있던 사랑 노래를 쭈욱 들어보는데

접속사 없는 사랑 노래를 찾기 힘들더라고요…

심지어 지금 익명의 편지를 쓰면서도 접속사를 쓰고 있는 듯한…

다른 분들도 저처럼 접속사 없는 노래 찾는 게 어려웠나 궁금하네요.

💌 익명의 편지 #2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으로 이슬아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펭귄의 편지에서 보게 되니 반가워요. 당시엔 ‘being alive’를 들어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듣게 되었네요!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는 복합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관계는 어떤 모양이어야 한다’고 쉽게 규정짓지 말아야 하고요.

취준생인 저는 친구관계가 점점 끊어지는 것 같아 우울해했던 적이 있어요. 친구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하거나 시험 준비를 하면서 연락이 뜸해지고 코로나 때문에 만나기도 어려워지면서요. 당시엔 우정의 형태가 예전처럼 그대로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친구와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까웠던 시간만큼 멀어지는 시간도 있겠지, 또다시 가까워지는 시간도 있겠지’ 생각해요. 우정에는 다양한 모양이 있으니까요. 친구와 오랜만에 주고받는 카톡엔 여전히 서로를 향한 애정이 담겨있는걸요.

CHEEZE(치즈) - Romance

‘사랑의 복합성이 드러나는 노래’라고 했을 때 바로 떠오른 곡이에요.

이별 노래지만 사랑의 복합성도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름답게 사랑했던 기억이 지금은 날 뒤흔들고 힘들게 만든다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한때 정말 좋아했던 곡인데, 들을 때마다 이 곡에서 특유의 서늘함이 느껴져요.

‘walking through the night 곁에 함께

존재했던 그대 뒷모습이 아직도 내게는

달콤했던 순간인지 긴 악몽인지’

💌 익명의 편지 #3

접속사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저한테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덕분에 제가 종종 사용하는 접속사들의 쓸모를 생각해 보게 되네요.

결국 모든 관계는 나로부터 시작되니, 나와의 관계가 먼저 건강해야 다른 관계들도 수월해진다고 생각해요. 불안정했을 때 맺었던 관계들이 더이상 단단해지기 어려웠던 경험들도 있고요.

어떻게 하면 나 자신과의 관계가 좀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까 고민해 봤는데 결국 고독인 것 같아요.

인간관계의 답이 고독이라니 아이러니하네요.

이수현 - Love And Pain (도시남녀의 사랑법)OST Part.3

저의 이런 생각들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드라마의 ost를 가져왔어요.

<도시남녀의 사랑법>은 우연히 본 드라마인데 1회에 30분이라 이틀 만에 정주행 성공했답니다!

처음에는 연출과 영상미에 눈길이 갔지만 보면 볼수록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에 푹 빠진 드라마에요.

주 배경이 ‘양양’이라 바다가 더 그립기도 하고, 서핑을 배워보고 싶었어요 :)

이 드라마 ost는 대부분 다 좋았지만 특히 이 노래의 가사가 두 주인공의 관계를 그대로 나타내준다고 생각해요. 제목부터 정말 직관적이지 않나요 ㅎ핫. 저는 노래 첫 소절만 들어도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어떤 느낌, 기분으로 들으실지 궁금하네요!

드라마도 맛볼 수 있고, 노래도 들을 수 있는 뮤직비디오로 감상하시길 추천드려요.

‘어떤 이유도 없이 우린

다가가고 다가서며

끊어질 듯 서로를 당겼어’

📮 밤사이에 도착한 구독자분들의 소중한 의견

'글을 읽으면서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 같았다.'라는 피드백 정말 감사합니다. 들었던 이야기 중에 가장 뿌듯하고 기분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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