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사이 6호] 기차 밖 풍경을 보며 몽상에 빠질 때

2021. 9. 29.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느슨하게 연결된 4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뉴스레터 <밤사이>

안녕하세요:) 밤사이 6호 발행인 햇병아리 디미니입니다:D

얼마 전에 추석 연휴였는데 마음이 풍성한 한가위 명절 잘 지내셨나요?

저는 두 번째로 맞이한 직장인의 추석 연휴였는데요.

여름에 가지 못한 휴가까지 붙여 썼더니 이게 바로 연휴 후유증인가 싶을 정도로 연휴&휴가가 끝난 다음 날 아침, 출근하기가 너무 싫더라고요. 분명 쉬었는데 더 피곤한 느낌...

올해 나름 긴 연휴였던 추석 명절, 구독자님들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To. 밤사이

연휴 기간에 저는 생각을 정리하러 즉흥 여행도 떠나보고, 독립서점에도 가보고, 고독을 즐겨보기도 했는데요. 그 결과, 춘천 어느 공유 서재 겸 북카페인 ‘첫서재’에서 깨달았어요. ‘생각을 정리하려 노력한들 절대 생각을 정리할 수 없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정리하려 애쓰지 말고, 오히려 이 상태를 즐기면서 계속 생각하다 보면 그 끝엔 마침표가 있을 것이다…! 그냥 지금의 내 뇌를 즐겨보자..! ’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무거운 뇌 무게를 즐기며, 짧다면 짧은 4일 동안 ‘춘천~서울~대구~부산~대전~서울’ 여행을 했어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며 몸을 혹사했더니 생각이 단순해진 건지 나름 마침표를 얻고 온 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기차에 몸을 싣고 몽상에 빠지며 함께했던,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았던 노래를 공유하고 싶어요.

기차 밖 풍경을 보며 몽상에 빠지는 노래🚂

SPACECOWBOY(Feat. OOHYO) - Afterlife

** 꼭!! 뮤직비디오를 보며 음악을 들어보세요.

We’ll work it out (우린 깨달을 거야)
Connect the dots (연결 지을 거야)
All that we’ve lost (우리가 잃은 것들을)
In time (때가 되면)

미지의 세계, 미래의 세계 같은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 괜히 망상일지도 모르겠지만, 미래의 나는 어디로 흘러갈지, 이 세상의 미래 모습은 어떨지 상상하게 되는 거 같아요. 여러분은 때때로 저처럼 우주에서 나를 바라본다면 내가 어떤 모습일지, 나는 진짜 어디서 온 존재일까…?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노래에선 Vibin out, vibin out (즐겁다 즐거워) 노래하고, 결국 연결 지을 거라며 다소 해피엔딩처럼 느껴지는 노랫말이지만, 저는 계속 생각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멜로디 또한 더더욱 몽상에 빠지게 하는 게 매력인 거 같아요:) 여러분들은 생각의 늪에 빠지면 어떤 생각들을 하시나요?

From. 디미니🐥

💌 익명의 편지 #1

디미니는 이번 연휴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셨군요.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저는 잘 모르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디미니만의 답을 찾길 바라요.

디미니가 소개한 노래를 뮤직비디오와 함께 들어보니 노래가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분홍색 테이프!!).

저도 우주는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몽상이나 상상을 하곤 하는데요.

악동뮤지션 – 낙하

저는 어떤 노래를 들으며 몽상에 빠진 적은 없어요. 하지만 듣고 있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어요.

최근에 들었던 노래 중 ‘악동뮤지션의 낙하’가 그런 노래였는데요. 악동뮤지션의 찬혁은 ’땅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결국 떨어지고 떨어지다 보면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날아가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면 우주복을 입은 두 사람이 낙하, 어쩌면 날갯짓을 하는 이미지가 떠올라요.

눈 딱 감고 낙하 하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ooh

셋 하면 뛰어 낙하 하

핫 둘 셋 숨 딱 참고 낙하 ooh

💌 익명의 편지 #2

디미니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갑자기 넷플릭스 다큐를 보고 싶어지네요! (특히 우주관해서요)

평소에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각 잡고 생각을 할 때면 기록을 하려고 애써요. 기억력이 안 좋아 기록으로 붙잡지 않으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더라고요. 요즘은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기록을 선호하는데 좋아하는 볼펜으로 끄적이는 그 순간, 무한대로 퍼져나가는 저의 몽상을 도와주는 곡을 가져왔습니다.

CHAI (이수정) – Time's UP

But I don't know what to do

(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Feeling further from myself and then I'm hopeless

(나 자신으로부터 멀어진 기분, 그리고 절망적이야)

Baby I'm helpless I'm just tryna look for help

(난 무력해, 그저 도움을 청할 뿐이야)

물을 머금은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노래입니다. 앨범 커버처럼 노을과도 어울리고요.

생각에 빠지기 딱 좋죠.

저는 생각의 늪에 빠지면 빠진 채로 앞으로 1보씩 전진하는 것 같아요.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이 그 늪에서 발견되기도 하고요. 요즘은 매일 일기를 열심히 쓰고 있는데 생각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네요. 곧 연말이 다가오는데..! 내년에 쓸 일기장을 찾아보고 있답니다. 여러분이 잘 쓰시는 일기장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 익명의 편지 #3

디미니가 소개한 노래와 영상을 보고 나서 ‘어떤 노래를 추천하는 게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노래의 가사를 곱씹으며 과몰입을 한다던가, 내 상황에 빗대어보고는 해봤지만, 노래를 들으며 몽상에 빠져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서요. 그런 고민과 생각을 하던 중에 불현듯 노래 한 곡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