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사이 5호]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2021. 9. 15.

느슨하게 연결된 4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뉴스레터 <밤사이>

안녕하세요! 5호 발행인 은조이입니다.

저번 발행 때 달리기에 빠져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이제 하천이 슬슬 지겨워져 한 번은 동네 산에서 달렸는데 너무 오버했는지 허리를 삐끗했어요. 요 며칠간 걷는 것도 힘들었지만 다행히 회복 중에 있습니다. 요즘 날씨가 정말 달리기 좋은데 말이죠!!

이런 날씨를 그냥 흘려보내지않고 오감을 열어 온몸으로 느껴보는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To. 밤사이

다들 선선해진 날씨를 느끼고 있나요? 전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많이 습하거나 비가 오는 날이 아니라면 평타 정도의 기분을 가지는듯해요. 다만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스트레스는 예고 없이 찾아오죠. 그럴 때면 소리를 시원하게 악!! 지르고 싶지만 대부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가능하다면 에어팟으로 귓구멍을 막곤 해요. 마치 저의 짜증이 샘솟는 구멍을 막듯이 말이에요. 그러고나서는 보통 강한 밴드 사운드를 즐겨 들어요. 그중에서도 저를 잠시나마 다른 차원의 세계로 데려다주는 곡을 가져왔습니다.

여러분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떤 음악으로 처방을 내릴지 궁금하네요.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슈퍼밴드1 박영진 팀 - Royals

제가 정말 재밌게 본 프로그램인 슈퍼밴드의 경연곡입니다. 이 무대는 나 혼자 보기 아까워서 아는 동생에게 영업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이 노래를 더 좋아하게 된 건 경연 프로그램 특유의 ‘서사’가 있어서일지도 몰라요. 그 과정에서 보컬 홍이삭의 다크하고 락적인 모습이 처음이었거든요.

원곡은 뉴질랜드 가수 Lorde의 타이틀곡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원곡을 뛰어넘는 편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 저작권 문제로 음원으로 나오지 못해 무대 영상으로 돌려보지만 볼 때마다 밴드의 에너지, 연주, 그와 찰떡인 배경 효과에 반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답니다. 절정으로 치닫을수록 드럼비트를 따라가는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어요. ~fantasy로 소절이 끝나고 나오는 연주 부분이 바로 저의 최애 파트에요. 마치 락 페스티발에 온 것처럼 몸을 흔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슈퍼밴드를 통해 ‘베이스’를 배우고 싶어졌어요. 귀 기울이지 않으면 모를 수도 있지만 없으면 바로 티가 나죠. 음악의 중심을 잡아주는 깊은 묵묵함이 매력적이기도 했고요.

언젠가 베이스를 치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해보니 은근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하

사실 일렉기타와 드럼 파트는 구해졌답니다! 보컬 하실 분 있나요~?

From. 은조이🎨

💌 익명의 편지 #1

은조이 님은 스트레스를 받으실 때 마음속까지 뻥! 뚫리는 시원한 밴드 음악을 들으시는군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를 원천 차단’ 해버립니다. 가장 강력하면서도 안정적이게 되는 마법 처방이죠. 언젠가 그런 제 자신을 보고 ‘상황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고 회피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을 상황을 마주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이성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내 마음의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 나 대신 내 마음을 대변해 주는 그런 노래들을 들어요. 그러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는 거죠.

구름 - 많이 과장해서 하는 말

노래가 정말 신기한 건, 꼭 가사에서 상황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소리를 통해 표현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 노래가 그런 부분에서 정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많이 불편하고 어려울 때 들으면 내 마음을 대신 읊어주는 느낌이 드는 노래에요.

제목처럼 잔잔하게 자신의 힘든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하다가 마지막엔 ‘걱정 안 해도 돼. 난 괜찮아 많이 과장해서 하는 말이야’라고 청자들에게 말하죠. 그 뒤에 몰아치는 밴드 사운드는 화자가 절대 괜찮지 않다는 걸 의도적으로 보여줘요. 제가 이 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몰아치는 감정 속 나’를 정말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사회생활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난 괜찮지 않지만. 상황적으로 괜찮다고 말해야만 할 때.

정말 많이 위로가 되었던 노래에요. 제가 좋아하는 이 곡을 여러분도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네요.

걱정하지 않아도 난 괜찮아

이건 다 많이 과장해서 하는 말이니까

💌 익명의 편지 #2

스트레스 받는 건 당연히 싫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스트레스는 제게 활력을 주는 것 같기도 해요. ‘열심히 딴짓을 할 힘’을 준달까? 하하. 예를 들면 저는 시험 기간에 그렇게 창작욕구가 샘솟아서 공부는 안 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썼어요.

답장을 쓰며 저는 언제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떠올려봤는데, 마감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요. 일은 미룰 대로 미뤄서 시간은 부족하고 촉박하지만, 결과물은 완벽했으면 하는 그런 마음.. 아시나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답답해지는데 그때 듣는 스트레스 처방곡이 있어요.

최예근 - 춘래불사춘

최예근의 시원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뻥!!! 뚫려요. ‘춘래불사춘’은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좋은 계절이 왔지만 마음이나 상황은 아직 겨울이라는 의미가 있대요. 저는 이 노래의 가사가 서로 반대되고 충돌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런 복잡함이 마음에 들어요. 방황하고 있는 제 모습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I stare at my reflection in the mirror

(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봐)

and I say “you are special like me”

(그리고 말해 “넌 나처럼 특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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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 다사다난 천근만근 노생상담

무념무상 초지일관 자포자기 뭔가 춘래불사춘

💌 익명의 편지 #3

악!! 저도 슈퍼밴드 완전 애시청자입니다! 요즘 슈퍼밴드 2 본방사수는 기본이고 몇 번이고 다시 보는 영상들도 점점 쌓여가는 중인데요! 슈퍼밴드 1 모습 너무 오랜만이네요!

은조이님께서 추천해주신 노래 영상 보니 그때의 생각이 나네요. 홍이삭님의 최초 다크 모습!

저에게는 엄청 충격적으로 다가오면서도 너무너무 좋아서 또 빠져들고,,, 역시 음악이라는 건 그날 기분도 반영해주고 기분을 풀어주기도 하지만 예전 시간여행도 하게 만드는 거 같아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귀가 빵빵하게 음악을 틀어놓고 무아지경 내적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려고 하는 거 같아요. 스트레스가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요소만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익명 2의 편지처럼 저도 충분히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트레스 속에서도 머리를 쥐어짜다 보면 본인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거고, 전환 포인트를 만들어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완전 머리가 깨질 듯 스트레스가 오면 스페이스카우보이의 Turning point와 같은 음악을 들으며 몸을 흔들어 젖히다가 “휴,, 자! 다시 시작해보자!” 이러곤 해요.

그런데 스페이스카우보이의 Turning point는 가사가 없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라 좀 더 구독자분에게 가사까지 와닿을 수 있게 제가 즐겨듣는 노래 중에 스페이스카우보이가 리믹스한 곡을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