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아빠와 함께 수영을 다니게 되었어요. 뭔가에 빠지면, 관련 책. 영화. 드라마같은 콘텐츠로 흥미에 바람을 불어넣고, 주변인들에게 영업!하는 스타일이라 역시 마케터가 어울려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 재능을 활용해봤죠.
용기내서 등록하신 기념으로 제가 애용 중인 키티버니포니의 귀여운 토끼 수모를 선물로 드렸어요. 몸으로 하는 건 뭐든지 다 잘하시지만, 처음이라는 문 앞에서 긴장과 설렘 가득한 모습을 옆옆옆옆 레인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제가 더 설레요.
이렇게 서로 간에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겼어요.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움이 되길 바랬는데 어딜가나 들뜬 얼굴로 수영 이야기를 하시는 걸 보니 충분한 것 같네요.
자유형 정복할 거야라는 아빠의 불꽃 열정이 담긴 목표처럼 이 곡도 ~할 거야라는 가사로 꽉 차있어요. 솔직한 가사도 좋지만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시작하자마자 들리는 기타 연주! 어떤 권태기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사운드!! 아, 내일 수영 가는 길에 챙겨들어야겠어요.
🐛 캡틴플래닛&강민경 - Enough
입사 후, 몇 개월. 몇 년 동안을 신입이라고 칭해야 할까요? 자칭.타칭 햇병아리인 지금, 별 거 아닌 것도 별 거로 느껴지니 퇴근을 해도 off모드가 어려워요. 그럼에도 수영을 할 때도 일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건 억울해요. 투명한 운동답게, 딴 생각을 하면 바로 몸이 무거워지고, 유선형이 풀리고,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달라지거든요.
그러다 옆 레인인 마스터반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수영은 잘하려 하면 안 돼요. 그냥 해야 해요."
마치 저한테 하시는 말처럼 들렸어요. 회사에서도, 수영장 레인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
저처럼 힘이 뽝 들어간 상태라면, 이 노래가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한 성경구절에서 위로와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이 곡은 불안한 지금이라도, 이미 충분하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잔잔한 기타 소리와 강민경의 목소리로 남은 여름밤을 편안히 보내고싶어요.
👑 이진아&손성희 - 필요 없는 봄날씨
봄은 이미 지나간지 오래지만, 그렇다고 넘어가기에는 아쉬워 소개해봅니다.
유독 지난 6월에 많이 찾아들었던 노래입니다. 이진아 특유의 피아노 반주에서부터 환상적인데, 두 가수의 합이 완벽해요. 첫 소절부터 너무 잘 어울려서 누구지?하고 찾아봤더니 영화 상견니의 ost주인으로 알려진 대만 가수 손성희였어요. 계속 떠오르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참 매력적이랍니다. 아 중간중간에 못 알아듣겠는 가사가 있다면 그건 중국어랍니다!!
일하면서도, 일상에서도, 잘 때마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거 있죠. 올해 콜라보 상을 주고 싶을정도로 취향 저격당했습니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남은 계절인 여름,가을,겨울 버전도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