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되었지만 리셋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아직 해치우지 못한 메모들이 신경 쓰여요. 지난 주말에 메모 속 할일들을 하나씩 해나갔는데요. 그중에는 미처 털어놓지 못한 노래들도 있어 이번 레터에서 다뤄보려 합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작년이어서, 마침 그 순간이라 더 특별하게 들렸을 수도 있는 노래들과 이야기를 밤사이에 담아봅니다.
🎑 너드커넥션 - Back in Time
얇고 길게 인연을 이어가던 분이 본인의 즉흥적인 면을 뒷받침하듯, 춘천행을 제안해주셨어요. 앗? 여행? 둘이? 갑작스럽다고 생각할 즈음 이미 저는 "어머 너무 좋아요."하고 답했지 뭐예요. 물론 함께 가는 사람이 중요하지만, 이미 깊게 들어온 <춘천>이라는 키워드가 저를 쿡 찔렀고 자동반사된 즐거운 경험이었답니다. Back in Time은 춘천에서의 목적지인 공유서재, 첫서재에서 처음 들었어요. 어딘가 익숙해서 더 끌렸던, 중간에 몇 안되는 한글 가사에는 더 집중하게 되고요. 책이 가득했던 곳에서 잠시 나와, 저무는 해를 바라보는 그 순간과 함께 흘러나오는 후렴구. 상황에 반한건지, 노래에 반한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순간은 잊지 못하겠어요.
🌄 Day6 - Best Part
연말은 4년 만에 열리는 데이식스 콘서트에 가려했어요. 이제까지 티켓팅을 실패해 본 적 없는 지라 여유롭게 참전했지만 전부 실패! 믿기지 않는 현실!
실패는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당일까지도 취소표를 잡으려 매일같이 사이트를 들여다봤어요. 점점 시력을 맞바꿀 지경이 되니 현실과 꿈이 맞물려 포도알(선택 가능한 자리의 색이 보라색이라 포도알이라 불림)을 잡는 꿈을 10번 정도는 꿨답니다. 꿈에서도 아 꿈이야 진정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결과적으로 못 갔지만 콘서트 셋리스트를 찾아보니 역시나 Best Part가 들어있더라고요. 도입부의 웅장한 드럼부터 몰아치는 후렴까지 현장에서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쉬운 마음은 접어두고 올해 첫 곡으로 선택했답니다. 모든 순간이 영원하지 않으니 지금에 감사하자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저를 현실에 발 디딛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이미 콘서트장 스탠딩에서 방방 뛰는 제가 보여요. 데이식스라는 밴드에 푹 빠진 지 4년째이지만, 이런저런 공백기가 겹쳐 무대를 볼 수가 없었거든요. 이렇게 올해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답니다. 데이식스 팬이시라면 우리 콘서트장에서 만나요!!
☘️ 박지윤 - 괜찮다고 말해줄거야
연말연초가 되면 설레기도 하다가 괜히 침울해지기도 해요. 그럴 때마다 찾아 들었던 박지윤의 정규 10집. 수록된 모든 곡들이 매력적이었지만 괜찮다고 말해줄거야를 가져온 건 비교적 밝은 분위기여서일까요. 새해니까 긍정만 하고 싶은 이 마음..
이번 앨범에서도 담담하고 깊은 목소리가 이어져 밤에 즐겨 듣곤 했어요.
보통 자기 전에 하루의 복잡함을 풀고자 일기장을 펼칩니다. 분명 첫 줄은 빨리 쓰고 자자는 마음이 담겨있는데 쓰다 보면 한 페이지를 채워가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미래를 바라보고 있음을 발견해요. 구린 나라도,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말이죠.
정규 10집에 참여한 제작진들의 토크콘텐츠:제작기가 여러 편 올라와 있으니 이 곡이 마음에 드신다면 함께 감상하기를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