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기억에 남는 무대를 보여준 장기하. 여유로워 보이는 모습으로 나타나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저를 포함한 관객들을 뛰어놀게 만들었어요. 예습이 부족했어도 후렴구는 따라 부를 수 있을만한 대중적인, 신나는 노래들이 이어지고 첫 날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줬죠.
이 곡을 들려주진 않았지만 그냥 같이 듣고 싶었어요. 마침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에 담긴 마지막 수록곡이라, 한 글자씩 천천히 부르는 담담한 목소리가 더 찡하게 들려요. 사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족의 건강문제로 낯선 날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라, 괜히 제목 따라간다고. 별 거 아닐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듣다보면 잠시나마 걱정들이 별 거 아니게 느껴져요.
'이제는 두려운 내게 뭐든지 두려워할 건 없다고 알고 보면 다 별 거 아니라고' 라는 가사는 저에게 어디서든지 눈물 줄줄 흘릴 수 있는 능력을 주었고, 전화 너머 꺽꺽대는 목소리에 참지 말고 울어도 좋다는 말을 들은 순간으로 돌아가게 해주네요.
시간이 흐르면서 옅어지겠지만 또 언젠가 두려움과 걱정이 찾아온다면 이 곡을 떠올려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