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사이 8호] 지금, 나를 위한 노래⏳

2021. 10. 27.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느슨하게 연결된 4명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뉴스레터 <밤사이>

안녕하세요. 밤사이 8호 발행인 모든입니다🙂

어느덧 2022년까지 64일 정도 남았다고 해요. 구독자님들은 2021년 새해 목표를 세우셨었나요? 어떤 목표였는지, 목표는 이루셨는지 궁금해요!

저의 새해 목표는 ‘멋지게 살자'였는데요. 언젠가부터 그 목표를 한참 잊고 지낸 거 있죠. 새해 목표는 이루지 못하는 게 묘미긴 하지만, 저는 지금부터라도 목표했던 걸 해보려고 합니다.🏃🏻

To. 밤사이

고등학생 때부터 쓴 옷장과 책상을 버렸어요. 그러면서 그 안에 있던 물건들을 꺼내는데, 짐이 거실 한쪽을 꽉 채울 만큼 많더라고요. 그럴 만한 게 저는 물건을 정말 못 버리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지금’에 초점을 맞춰서, 예전엔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과감히 비워냈어요. 그러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고 상쾌한 거 있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 물건을 정리하듯, 과거에 대한 기억은 마음속 서랍에 정리해두고 지금은 현재에 집중해야겠다.’

가끔 저는 과거에 깊게 빠져들거든요. 지나간 인연을 떠올리며 슬퍼하고 이불킥하기도 하고, ‘내가 예전엔 말이야~’하며 좋았던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습에 흠칫 놀라기도 해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의 나는 예전과는 엄연히 다르죠.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에 살자'는 말을 이번에 깨달은 것 같아요.

지금, 나를 위한 노래⏳

Sampa the Great - Energy

단순하게 ‘지금’ 듣고 있고 '지금'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골라봤어요. TV프로그램 <스트릿우먼파이터>에서 댄스크루 홀리뱅 덕분에 이 곡을 처음 듣게 되었는데요. 몽환적이면서도 힘이 느껴져서 요즘 반복재생하고 있는 노래입니다.

From. 모든 🧭

💌 익명의 답장 #1

저는 월별 목표, 다짐은 열심히 세우는 편인데 10월은 ‘포기하기’랍니다.

<~를 하자!>보다 <~를 하지 말자!>가 저에게 더 맞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정해봤어요. 이번 달의 포기는 휴대폰 사용, 소비, 충동적인 행동인데 아마 11월 목표도 같을 예정인 걸 보니.. 완전히 포기하지 못한 모양이에요.

제가 포기하는 이유는 현재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예요. 과거에 집착하고 괴로워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노력을 통해 점점 무신경해졌어요. 그 후 자연스럽게 현재에 더 에너지를 쏟기 시작했지만 음.. 그래도 여전히 딴생각이 많은지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워요. 밀도 높은 현재를 보내기 위해 포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DAY6 (Even of Day) - 역대급

“20대 때는 10대가 좋아 보이고 30대 때는 20대가 좋아 보이는, 그렇게 따지면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라는 생각에서 만들게 된 노래라고 합니다.

작년, 지인의 영업으로 팬이 되었고 플레이리스트에 즐겨찾기처럼 저장되어 있는 밴드여서 기분 좋게 골랐답니다. <역대급>에서는 빙빙 돌리지 않고 직구로 때리는 가사, 특히 “정신 차려 인마”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가사에 이런 말을..?싶기도 했지만 Day6 노래 작사에서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멤버 영케이의 스타일이 드러나 재미있기도 해요. 노래가 괜찮게 느껴지신다면 위의 라이브 영상을 추천드려요! 밴드는 라이브죠!

(가사를 인용해서) 오늘도 뒤돌아보면 역대급일테니, 묵묵하게 앞으로 계속 나아가요.

Keep walking!

💌 익명의 답장 #2

모든의 편지를 받고 나서 저는 정말 오래도록 고민에 빠졌답니다. 제가 과거지향적인 사람이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과거에 빠져 사는지 몰랐거든요. 몇 년 치 플레이리스트를 뒤적여 봐도 각각의 노래가 내 삶의 어느 한 장면을 회상하게 만들고, 추억에 빠지게 만들고, 뒤돌아보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번씩 플리를 뒤져보아도 ‘현재에 사는 나를 위한 노래’는 없었어요. 하하. 이게 무슨 일인지..

그래서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그럼 지금 나 자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뭘까?’

위수 - 어른이 처음이야

이 노래를 듣자마자 제가 종종 엄마 아빠에게 핀잔을 듣고 나면 우스갯소리로 하던 얘기가 떠올랐어요. ‘나 철들기 싫어 왜 철들어야 돼? 철 안 들 거야!!!!’

요즘엔 잘 얘기 안 하는데 전엔 자주 입에 달고 살았거든요. K-장녀이자 맏딸로 태어난 저는 저 말이 꽤 진심이었어요. 난 아직 어린데 왜 철들어야 해? 하고 말이에요. 20대의 후반을 지나 30대를 눈앞에 둔 지금도 저는 제가 어른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근데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젠 명쾌하게 ‘철 안 들어도 괜찮아!’ 하고 대답할 수 있게 됐다는 거예요. 아직 사회에 제대로 나가지 못했고 어설픈 나날들이지만 뭐 어때요! 우린 모두 어른이 처음이니까!!! 정말로 뭐든 괜찮아요. 지금 나 자신에게 여러분에게 이 말이 정말 하고 싶었어요.

💌 익명의 답장 #3

저도 참.. 미니멀 라이프를 살고 싶은데, 물건을 못 버리고 있네요. 심지어 맞지 않은 옷이 너무 많은데, ‘에이 올해는 살이 빠지겠지…’하며 옷장 안에만 넣어둔 옷…

갑자기 날씨도 추워졌고 옷장정리 좀 하면서 물건을 버려야겠어요.

모든의 편지를 읽으며, 나는 현재를 위해 살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저는 과거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과거가 있어야 지금의 ‘나’가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살아온 경험에 따라 깨닫게 되는 게 다르다고 생각해서, 과거도 소중하게 현재는 현재대로 중요하게 미래는 미래대로 소중하게 여기다 보니 너무 생각이 많은 건가 싶었어요:)